영국 바이오텍 자금조달 49% 급감... 산업전략 우선순위에도 스케일업 난항
영국 바이오텍 지분 자금 조달이 2025년 49% 감소하면서 5억 파운드 규모의 연기금 투입 요구가 제기됐다. 영국은 유럽 첨단 치료 임상시험의 절반 이상을 유치하고 있지만, 국제 경쟁에 생명과학 지위를 빼앗길 위험에 처했다.
영국 바이오텍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바이오산업협회(BIA)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영국 내 지분 자금조달(equity financing)과 벤처 캐피털 투자가 각각 2024년 대비 49%, 13%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는 영국 정부의 2025년 현대 산업 전략(Modern Industrial Strategy)이 생명과학을 첨단 제조, 국방, 청정에너지와 함께 8대 우선 분야 중 하나로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했다.
영국 바이오텍 기업 대표들이 참석한 업계 라운드테이블에서 자금 조달 접근성이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시급한 장벽으로 지목됐다. 영국 바이오텍 부문은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이지만, 국내 대형 투자자 부족과 NHS의 혁신 채택 속도 저하로 인해 영국이 경쟁 우위를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 영국제약산업협회(ABPI)에 따르면, 국제 무대에서 다른 국가에 투자를 빼앗기면서 영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생명과학 지위를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업계는 BIA를 통해 2028년 영국 연기금에서 5억 파운드를 투입하고, 영국 비즈니스은행(British Business Bank) 전략과 영국 성장 파트너십(British Growth Partnership)에서 생명과학을 우선순위에 두며, 기관 투자자 유치에 각료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R&D 세액공제 유지·강화와 함께 스타트업을 위한 상업화 경로 강화, NHS 데이터 개선, 임상시험 우선순위 지정, 의약품 접근성 향상이 요구됐다.
규제 측면에서 영국 의약품·의료제품규제청(MHRA)은 개별 제품에 대한 승인 대신 포괄적 기술을 승인함으로써 희귀질환 치료제 승인을 위한 보다 유연한 경로를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지연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영국은 또한 유럽에서 진행되는 첨단 치료(advanced therapy) 임상시험의 절반 이상을 유치하고 있다. 최근 체결된 미국-영국 제약 무역 협정으로 의약품에 대한 관세가 전면 철폐됐으며, 영국은 신약에 대한 NHS 지출을 늘리기로 약속했다. 다만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된 분석은 이 협정의 경제적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자금 조달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 부문은 상당한 강점을 유지하고 있다. 그레이터맨체스터는 영국을 선도하는 생명과학 지역 중 하나로, 10년 이상 영국 평균을 웃도는 성장을 지속해 왔다. 이 지역은 280만 명을 위한 안전한 건강 데이터 환경, 영국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 풀 중 하나, 그리고 연간 6만 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단일 부지 암 병원인 Christie NHS 재단 신탁(The Christie NHS Foundation Trust)을 보유하고 있다. 그레이터맨체스터는 NHS 최초로 CAR-T 세포 치료를 도입한 지역 중 하나이며, NHS의 7개 유전체 검사 허브(Genomic Laboratory Hub) 중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영국 정부로부터 새로운 진단 기술 개발·배포를 위한 '모범 사이트(exemplar site)'로 지정됐다.
제약 산업은 영국 정부의 장기 계획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매년 경제에 176억 파운드의 직접 총부가가치(GVA)를 기여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바이오텍의 글로벌 경제 영향력이 2030년까지 2조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AI 기반 신약 개발은 너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신약 후보 물질의 90%가 초기 단계에서 실패하지만, AI는 이미 성공률을 두 배로 높였다. 기업들은 자사 혁신 기술이 국내에서 승인되기 훨씬 전에 해외에서 사용 승인을 받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규제 불일치는 혁신 기업들의 국내 잔류 의욕을 꺾는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보건사회복지부 차관은 생명과학이 '영국의 가장 위대한 성공 사례 중 하나'라며, 과제는 발견을 넘어 기업들이 영국에서 시작·성장·정착할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책적 모멘텀을 반영해 미국에 본사를 둔 프로그램 관리 및 PMO 컨설팅 기업 머스터드시드(MustardSeed)가 영국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이 회사는 생명과학과 첨단 제조 분야 조직들이 산업 전략을 실행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회사는 현재 영국과 유럽 전역에서 12개 이상의 기존·잠재 고객과 활발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